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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에 다시 시작한 영어공부로 번역가 되다.

프리랜서 번역가 2021. 9. 11. 18:14

영어에 대해 관심은 있었지만 20살 이후 제대로 다시 영어 공부를 한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2011년, 서른이라는 적지않는 나이에 영어 공부를 다시 결심하게 됩니다.

 

어떻게 늦은 나이에 다시 영어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는지, 

어떻게 단기간에 OPIC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취업에 성공했는지,  

다시 영어 공부를 시작하시려분들께 제가 했던 공부방법을 한번 공유해 드려볼게요.

 

군대 5년(중사전역), 대학 4년, 장사 2년을 하고보니 어느새 서른이 되어있더군요.

당시 2년 정도 조그만 식당 겸 포차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부동산 하시는 분이 가게로 찾아 왔습니다. 가게 팔아 볼 생각 없냐고요. 마침 장사가 적성에 맞지 않다고 느끼던 저는 가게를 정리하게 됩니다.

 

허나 막상 가게를 정리하고 나니 뭘해서 먹고 살아야 하나 이제 이런 고민이 들더군요. 회사에 입사해서 뭐든 경력을 쌓고 싶었지만, 나이는 이미 서른이었고 내세울만한 스펙하나 없던 체대 출신이던 제가 지원할 곳은 마땅치 않았습니다. 입사한다 한들 경쟁력이 없다면 얼마나 다닐 수 있을지 확신도 없었구요. 처음으로 인생이 막막하고 두렵더군요.

 

이미 평생직장의 개념이 없어져 가던 때라 경력과 기술이 누적될만한 일이 뭐 없을까 하고 알아보던 중 해외영업팀에 대해 알게 됩니다. 여러 판매 알바와 장사를 해봤으니 스스로 세일즈 감각은 좀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해외 영업팀에서 일하게 되면 무역관련 업무를 배울 기회는 물론 해외 출장 기회도 있다고하니 영어 공부도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아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구요.

 

하지만 확인해 보니 영어 공인 성적이 토익 최소 850점 이상, 오픽은 IM2 레벨 이상은 되어야 지원해 볼 수 있겠더라구요. 당시 삼성 같은 대기업은 오픽점수 IH레벨 이상이 지원가능이었습니다. 허나 대학 1학년 교양영어 이후 영어공부와 담을 쌓았던 제게 공인 영어 성적이 있을리가 없었죠.

 

잠시 고민을 했지만 지금이 아니면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영어를 좀 만만하게 본 것도 있었던거 같습니다.

"뭐 까짓꺼 함 해보자. 뭐 그래도 고등학교 때까지 영어 좀 했잖아."

"뭐 그래도 토익 보면 한 700점 이상은 나오지 않겠어?"

이렇게 저는 영어공부를 시작하게 됩니다.

 

참, 이 무렵 영어를 잘 해봐야겠다는 동기를 부여해 준 사건(?)도 마침 있었습니다.

제가 살던 오피스텔에 누군가 쇼파를 판다고 영어로 광고를 붙여놨더라구요.

상당히 좋은 쇼파였는데 말도 안되게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되어있었어요.

해서 안 그래도 쇼파가 필요했던 저는 용감(?)하게 전화를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미국분이 받으시더라고요.

식은 땀이 나고 더듬 거리긴 했지만 쇼파를 사고 싶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알고보니 위층에 사시는 나이가 지긋한 미국분이었는데, 대한항공 조종사라고 하시더라고요.

파견이 끝나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해서 쇼파를 판다고요.

왜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좋은 물건을 파시는지도 물어봤던거 같습니다.

 

저한테 전화 오기 전에 2~3명 한테 연락은 왔었는데, 아무도 영어를 못 알아들었다고.

그래서 싸게 내놨다고요. 그나마 너가 영어 좀 낫더라고 칭찬도 해 주시더라고요.

이게 사람을 또 한번 착각하게 만들었죠.

"아, 난 그래도 영어 좀 되는구나." "조금만 하면 금방 되겠구나." 이렇게요. 하하하.

이게 얼마나 무식하고 용감한 생각인지는 본격적으로 영어공부를 하면서 혹독하게 깨닫게 됩니다.^^

 

어떤 문장의 영어로 알아 듣고 대화 했는지는 10년도 더 된일이라 잘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제 영어 실력이 일천한 것을 알아보고 천천히 또박또밖 얘기해 주셨을겁니다.

물론 대화 중간 중간 'Sorry?'를 연발했었던것은 기억납니다.

운전을 처음 배웠던 때처럼 굉장히 두근거렸던 것도요.

어쨌거나 좋은 가격에 특템(?)을 하게 되었고 무모하지만 용감(?)했던 회화 경험 덕분에 영어 공부에 대한 이점을 체득했으니 더 잘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되었죠.

 

일단 토익 시험을 한번 쳐봤습니다. 본인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되니까요.

고등학교 때 그래도 영어를 좀 했었으니 한 700~800점은 나오지 않겠나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말이죠.

고등학교 때 수능 영어 80점 만점에 72점 정도를 받았습니다.

수학은 참 못했지만 다행히 영어는 곧 잘 했더랬죠.

허나 그건 10년 전이었다는 사실을 잠시 간과했던거죠.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한 500점 중반 정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하하~^^. 당연한 결과였지요. 영어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니 말이죠.

 

하지만 포기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미 해외영업팀에 입사 하겠다는 열망이 간절했고, 잘했든 못했든 외국인과 영어로 거래(?)를 해본 짜릿한 순간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해서 영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영어 공부를 위한 원칙에서 계속